공식과 비공식의 모순 — 규칙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

공식과 비공식의 모순은 문서로 규정된 구조, 규칙, 절차와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관계, 규범, 관행이 개념적으로는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상호작용하면 분리되기 어려운 데서 생기는 긴장이다.

이 유형은 모순경영이 다루는 열여덟 가지 모순 중 하나이다. 공식 구조가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 지더라도 그것이 다루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새로운 비공식적 질서가 만들어진다.

왜 모순인가?

공식과 비공식은 개념적으로 구별되지만, 조직 현실에서는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관행도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비공식에서 공식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공식화된 관행은 다시 새로운 비공식적 적응을 만들어 낸다. 즉 실제 작동에서 둘은 서로를 만들어 낸다.

공식이 비공식을 낳는다. 바너드는 공식적 배치(구조)는 사람들을 상호 작용시켜 필연적으로 비공식 관계를 발생시킨다고 보았다.1 예를 들어, 직위와 부서를 나누게 되면, 상호작용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비공식 조직은 공식 조직이 만들어 낸 결과다.

비공식이 공식을 지탱한다. 바너드는 비공식 조직의 기능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공식 채널로 다룰 수 없는 정보의 소통, 협력 의지의 조절을 통한 응집성 유지, 그리고 공식 권위 아래서도 개인이 선택하는 주체라는 감각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다.

블라우의 관찰이 이 명제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2 한 미국 연방 기관에서 조사관이 어려운 사건을 동료와 상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감독자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감독자에게 묻는 일이 무능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조사관들은 규정을 어기고 서로 자문하는 비공식 상담망을 만들었다. 결과는 판단의 질 향상과 불안 감소였다. 규칙 위반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이 사례는 규칙 위반 자체가 효율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공식 규칙만으로 포착되지 않는 문제를 비공식적 상호작용이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반성으로 볼 때상호의존성으로 볼 때
한 관행은 공식이거나 비공식이다공식적 배치가 비공식 관계를 만들어 낸다
공식화를 늘리면 비공식의 여지가 줄어든다비공식 소통이 공식 규칙의 빈틈을 메운다
둘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 결정해야 한다비공식 신뢰가 공식 규칙의 집행 비용을 낮춘다

딜레마가 아니다

모순과 딜레마를 가르는 기준은 자원을 무제한 공급했을 때 대립이 사라지는가이다. 사라지면 딜레마, 남으면 모순이다. 즉 딜레마는 상충하는 요구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의 충족 가능성이 감소하는 선택 문제인 반면, 모순은 두 요소가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관계이다.

공식과 비공식은 모순 관계다. 공식화는 비공식을 제거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공식을 만들어 낸다.

첫째, 규칙의 불완전성은 결함이 아니라 상수다. 규칙은 현실을 완전히 반영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상황에 일정한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을 미리 규정할 수는 없고, 규정되지 않은 영역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 영역을 처리하는 것이 비공식 관행이다.

둘째, 규칙을 완비하려는 노력 자체가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 머튼은 그 경로를 이렇게 정리했다. 조직은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 규칙에 대한 강한 정서적 몰입을 주입한다 → 규칙 준수가 수단에서 목적으로 전치된다 → 상황이 바뀌어도 규칙만 지키는 의례주의가 자리 잡는다.
규칙을 늘려 통제를 높이려는 시도가 통제력을 잃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3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모순을 딜레마로 오인하면 선택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관행을 없애고 프로세스대로 간다”는 선언만으로 비공식은 제거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길 뿐이고, 그때부터 조직은 자신이 무엇에 의존해 굴러가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같은 규칙이 정반대 결과를 낳는다

공식 규칙을 하나의 범주로 다루면 안 된다. 굴드너는 석고 공장 현장 연구에서 규칙을 정당성의 출처에 따라 세 유형으로 나눴다.4 같은 문구의 규칙이라도 어디서 왔는가에 따라 비공식 질서에 대한 구성원의 반응이 달라진다.

유형규칙의 출처정당성비공식 질서의 반응
모의 관료제외부 부과노사 모두 불인정함께 무시한다
대표 관료제내부 합의노사 모두 인정스스로 집행한다
처벌 중심 관료제일방적 부과상대방 불인정우회하고 저항한다

블라우의 두 번째 관찰도 같은 방향이다. 어느 고용기관이 평가지표를 면접 건수에서 취업 성사율까지 확대하자 행동이 바뀌었는데, 그 방향이 부서마다 달랐다. 응집력이 높은 부서에서는 협력이 강해졌고, 낮은 부서에서는 좋은 구인처를 감춰 두는 경쟁이 심해졌다. 동일한 공식 장치가 비공식 규범의 상태에 따라 정반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새 규칙을 도입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은 규칙의 적절성 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느 유형으로 작동할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같은 규칙이라도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되면 모의 관료제가 되고, 현장의 합의를 통해 만들면 대표 관료제가 된다.

어떻게 조율하는가?

애들러와 보리스는 문제가 공식화의 양이 아니라 종류라고 보았다.5 규칙은 통제 장치로 설계될 수도 있고 사용자를 돕는 도구로 설계될 수도 있으며, 후자는 네 가지 특성을 갖는다.

  • 수리 가능성 — 규칙이 현실과 어긋날 때 현장에서 고칠 수 있는가?
  • 내부 투명성 — 규칙이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설명되는가?
  • 전역 투명성 — 자기 일이 전체 흐름에서 어디에 놓이는지 보이는가?
  • 유연성 —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를 조정할 재량이 있는가?

여기에 또 다른 요소를 더 고려해야 한다. 굴드너가 언급한 설계 과정 즉 규칙의 원천이다. 위 네 특성을 갖춘 규칙이라도 대상자의 참여 없이 부과되면 강압적이라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공식과 비공식은 정확하게 분리되는 관계가 아니다. 잘 설계된 공식성은 일정한 조건에서 비공식적 자율성을 억압하기보다 지원할 수 있으며, 축적된 비공식적 신뢰는 공식 규칙의 집행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식과 비공식의 모순에 있어 흔한 두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 잘 작동하는 비공식 관행을 발견하면 제도화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문서화하는 순간 구성원의 행동은 바뀐다. 굴드너가 관찰한 공장에서는 결근과 자재의 사적 사용을 묵인하는 관용이 노동자의 자발적 협력과 교환되고 있었는데, 신임 관리자가 규칙을 엄격히 집행하자 교환 관계 자체가 무너지고 파업으로 이어졌다. 자발적 호혜를 의무로 바꾸면 그것을 지탱하던 동기가 사라진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작용과도 연결된다)

둘째, 말과 실행의 불일치는 늘 위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이어와 로완은 조직이 제도 환경의 요구를 구조로 받아들이되 실제 활동은 그와 느슨하게 연결하는 디커플링을 정상적 작동 방식으로 보았다.6 제도 환경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회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실제 활동을 그 요구와 다르게 하는 것은 내부 효율성 때문이다.


브런슨은 상충하는 요구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조직의 말(talk), 결정(decisions), 행동(actions)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러한 불일치 자체가 조직이 상반된 요구를 처리하고 정당성을 유지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7

공식과 비공식은 서로 대체하는 두 개의 조직 방식이 아니다. 공식은 비공식을 필요로 하고, 비공식은 공식에 의해 형성되며, 양자는 서로를 수정하면서 조직의 실제 질서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공식과 비공식의 모순을 해결한다는 것은 비공식을 공식화하거나 공식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의 예측 가능성과 비공식의 적응성을 동시에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은 어떤가 — 자가 진단 질문

  • 지금 잘 지켜지지 않는 규칙이 있다면, 그 규칙의 정당성은 어디서 왔는가?
    외부 부과인지, 내부 합의인지, 한쪽의 일방적 요구인지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 규칙이 현실과 어긋날 때 현장에서 수정을 제안할 통로가 있는가?
    없다면 그 규칙은 지켜지는 대신 우회된다.
  • 지금 성과를 내고 있는 비공식 관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가?
    파악하지 못한 것은 효율화의 이름으로 제거될 위험이 있다.
  • 새 제도를 도입할 때 대상자가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가?
    같은 규칙도 통보되면 저항을 낳고 함께 만들면 스스로 집행된다.
  • 표방한 것과 실제로 보상하는 것이 다르다면, 그 차이를 알고 유지하는 것인가 모른 채 방치하는 것인가? 전자는 대응이고 후자는 방치다.

함께 읽기
모순경영이란 무엇인가 · 자율과 통제의 모순 · 정합 모델: 조직을 구성하는 일곱 요소


  1. Barnard, C. I. (1938). The Functions of the Executive. Harvard University Press. ↩︎
  2. Blau, P. M. (1955). The Dynamics of Bureaucrac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
  3. Merton, R. K. (1940). Bureaucratic structure and personality. Social Forces, 18(4), 560–568. ↩︎
  4. Gouldner, A. W. (1954). Patterns of Industrial Bureaucracy. Free Press. ↩︎
  5. Adler, P. S., & Borys, B. (1996). Two types of bureaucracy: Enabling and coerciv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1(1), 61–89. ↩︎
  6. Meyer, J. W., & Rowan, B. (1977). Institutionalized organizations: Formal structure as myth and ceremony.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83(2), 340–363. ↩︎
  7. Brunsson, N. (1989). The Organization of Hypocrisy: Talk, Decisions and Actions in Organizations. Wile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