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 읽는 한국인의 모순
한옥의 담은 넘겨다볼 수 있고, 마루는 안이면서 밖이며, 방은 문을 들어 올리면 열린다. 경계를 만들되 절대화하지 않는 이 방식에서 한국인의 개방성과 폐쇄성의 공존을 읽는다.
한옥의 담은 넘겨다볼 수 있고, 마루는 안이면서 밖이며, 방은 문을 들어 올리면 열린다. 경계를 만들되 절대화하지 않는 이 방식에서 한국인의 개방성과 폐쇄성의 공존을 읽는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지는 취향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판단의 기준은 개인이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오래 축적된 감각이 개인의 눈에 실려 있다. 한국인의 미의식을 들여다보면 같은 구조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성질이 한자리에 있고, 그 긴장이 아름다움의 조건이 된다. 이 글은 그런 역설 네 가지를 정리한다.
옷은 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사람의 몸은 대체로 좌우가 같으니 옷도 좌우가 같게 만드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몸의 치수가 다양하니 옷도 치수를 나누는 편이 합리적이다. 한복은 두 가지를 다 하지 않았다. 좌우가 어긋나 있고, 치수를 잘게 나누지 않는다. 이 글은 비대칭과 가변성이라는 두 특징을 통해, 형식을 정해 두되 그 안을 비워 두는 방식이 옷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살펴본다.
한국인의 밥상에는 서로 반대되는 두 시간이 함께 놓여 있다. 발효 음식은 몇 달에서 몇 해를 기다려야 완성되고, 양은냄비는 몇 분 만에 끓는다. 비빔밥은 재료를 색색으로 정돈해 차려낸 다음 그 정돈을 스스로 무너뜨린다. 한쪽을 택하고 다른 쪽을 버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 글은 발효와 속도, 정돈과 섞임이라는 두 쌍을 통해 한국인의 상반된 태도가 음식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