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사회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의 모순 — 스스로 만든 모순

파타고니아 사회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의 모순은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회사가 스스로 끌어들였다. 다른 사례들의 모순이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서 도착했다면, 이 회사의 모순은 창업자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환경 보호라는 단일 가치가 제품, 공급망, 마케팅, 인사, 재무, 지배구조까지 회사의 거의 모든 활동의 기준이 됐다. 50년에 걸친 이 재설계가 두 성과를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로 바꾸었다.

파타고니아 사회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의 모순은 무엇이었나

사회↔재무 성과의 모순은 두 성과 중 하나를 다른 하나의 수단이나 제약으로 두는 순간 무너진다. 사회적 성과가 재무적 성과의 수단이 되면 홍보가 되고, 위장이 되면 폭스바겐의 길로 간다. 반대로 재무적 성과가 사회적 명분에 밀려나면 기업은 지속할 수 없다.

이 모순이 다른 세 모순과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모순의 강도가 기업마다 크게 다르다. 변화와 안정의 모순은 모든 기업이 언젠가 마주하지만, 이 모순은 어떤 기업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외부의 촉발보다 회사 스스로가 사회적 가치를 안으로 끌어들일 때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감지 — 외부 신호 없이 모순을 보는 일

IBM은 적자에서, 넷플릭스는 기술 전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누적된 실패에서 신호를 받았다. 신호가 외부에서 강력하게 도착했기에, 회사는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집중하면 됐다.

파타고니아는 다르다. 1972년 알루미늄 척 도입은 시장이 요구하지 않은 결정이었다. 강철 피톤은 잘 팔리고 있었고, 당시 피톤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등반가들도 새 장비를 요구하지 않았다. 1996년 유기농 면 전환 결정도 마찬가지였다. 회사 외부의 신호가 아니라 창업자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 신호를 대신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일상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과 직결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등반과 서핑과 낚시를 일상으로 살아온 그에게 자신의 회사가 자연을 훼손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1991년의 위기다. 매출 정체로 처음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그는 통제되지 않은 성장이 회사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시기 외부 컨설턴트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왜 사업을 하는지 모른다, 기부가 목적이라면 회사를 팔아 재단을 만드는 편이 낫다는 것이었다. 이 지적이 그를 근원적인 질문으로 되돌렸다.

설계 — 목적을 통한 일관성

파타고니아 사회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가 서로를 강화하는 순환 구조

다른 사례들은 한 영역에서 핵심 메커니즘을 만들고 그것이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는 패턴이다. IBM은 조직 구조, 넷플릭스는 인사 정책, 마이크로소프트는 평가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파타고니아는 다르다. 어느 한 영역의 메커니즘이 다른 영역을 끌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모든 영역이 같은 가치를 향해 동시에 정렬된 구조다. 메커니즘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품질의 재정의. 다른 회사의 품질이 더 좋은 사용 경험이라면, 파타고니아의 품질은 환경에 덜 부담을 주도록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다시 정의됐다. Worn Wear 프로그램, 교체 가능한 지퍼와 단추 설계, 유기농 면 전환이 이 재정의에서 일관되게 도출된다. 가치가 제품의 정의 자체를 바꾼 것이다.

둘째, 외부 신호의 일관된 형성. 1985년부터 시행된 매출 1% 환경 기부,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의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광고, 공정무역 인증은 마케팅 캠페인이 아니라 회사가 외부에 보내는 신호를 환경 가치와 일치시키는 장치였다. 신호와 행동이 분리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다.

셋째, 단기 압력의 차단. 비상장을 유지했고, 외부 투자자의 자본 유치를 끝까지 거부했으며, ‘통제된 성장’으로 속도를 의도적으로 제한했다. 이는 보수성이 아니라 설계가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분기 실적 압박을 받는 기업은 환경 가치를 위해 단기 비용을 감수하는 결정을 일관되게 내리기 어렵다.

넷째, 모순의 구조적 고정. 2012년 B Corporation 인증으로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회사의 법적 목적에 포함시켰고, 2022년에는 소유권 자체를 두 조직으로 이전했다. 의결권 주식 2%는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로, 비의결권 주식 98%는 환경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콜렉티브로 넘어갔다. 쉬나드는 이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는 것이다.

이 결정의 의미는 둘이다. 가치를 한 명의 창업자에 대한 의존에서 분리해 법적 구조로 고정했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부가 활동이 아니라 존재 이유로 명시했다는 것이다. 가치를 창업자 개인에게서 분리하는 이 과제는 마이다스아이티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균형 — 50년에 걸친 재정렬, 그리고 새로운 긴장

파타고니아의 균형은 한순간의 합의점이 아니라 단계적 재정렬의 누적이다. 1973~1991년은 가치가 사업 안으로 들어온 시기, 1991~2011년은 가치가 일상의 의사결정이 된 시기, 2011~2022년은 가치가 법적 구조가 된 시기다.

그리고 2022년 이후, 새로운 긴장이 등장했다. 2023년 이후 매출 성장이 둔화됐고 인력 감축이 단행됐으며, 느슨했던 성과 측정 체계가 정비됐고, 배송 속도에 대한 고객 불만에 대응하려 일부 부서에 주말 근무가 도입됐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변화가 회사의 철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왔다.

쉬나드가 1990년대에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 다시 의미를 갖는다. 20명을 수용하는 파인다이닝을 200명 규모로 확장했을 때 그 식당은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가? 모순은 한 번 해결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조건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형태로 다시 조율해야 한다. 모순의 관리가 끝이 아니라 다음 모순의 시작이라는 점은 코스맥스에서도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정합 모델로 보면

정합 모델 일곱 요소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다른 회사에서는 시장 경쟁력이나 혁신 속도 같은 사업적 목표가 정렬의 방향이었다면, 파타고니아에서는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비교 대상이 하나 있다. 1976년 아니타 로딕이 창업한 바디샵은 동물 실험 반대와 공정무역을 표방하며 1990년대까지 윤리적 소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1998년 로딕이 물러난 뒤 2006년 로레알에 매각됐고, 2017년 나투라에 재매각됐으며, 2024년 영국 법인은 사실상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가치가 한 사람의 의지에 머무를 때 그 사람이 떠나면 가치도 사라진다. 2022년 파타고니아의 선택은 정확히 그 지점을 차단하는 길이었다.

남는 질문

파타고니아가 보여 준 것은 하나다. 모순은 외부에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만든 모순도 성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러려면 목적이 모든 활동에 반영되어야 하고, 가치가 사람의 의지에서 분리되어 구조에 새겨져야 한다.

지배구조라는 관점에서 보면, 같은 결론에 반세기 앞서 도달한 회사가 한국에 있다. 유한양행이다.

우리 조직이 표방하는 가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선언문과 리더의 언행에만 있는가, 아니면 제도와 구조에도 있는가?

모순경영이란 무엇인가 · 감지·설계·균형 · 사회↔재무 성과의 모순


참고: Patagonia, “Patagonia’s Next Chapter: Earth is Now Our Only Shareholder” (2022.9.14, patagoniaworks.com). / Michael Porter & Mark Kramer, “Creating Shared Value,” Harvard Business Review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