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이란 무엇인가

한국성이란 한국 사회 역사와 문화 속에서 비교적 자주 관찰되는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의 집합을 말한다. 모순 경영에서 이 개념을 다루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인을 설명하는 특성 안에 서로 반대되는 것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빨리빨리와 은근과 끈기, 열린 교류와 폐쇄성, 평등주의와 서열, 선비정신과 물질주의. 한쪽 끝과 다른 쪽 끝이 같은 집단을 설명한다.

여기서는 한국성을 네 가지 특성으로 정리하고, 모순 경영의 네 가지 유형과의 매칭을 살펴본다.

모순은 결함? 혹은 자원?

같은 현상을 두고 해석은 다를 수 있다.

17세기 조선에 왔던 하멜1은 조선인을 방탕하면서 동시에 배움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기록했다. 그에게 이 병존은 이해할 수 없는 것, 즉 일관성의 부재였다. 한국인이 종잡을 수 없다는 평가에 속한다.

반대의 해석도 있다. 상반된 것을 한자리에 모아 두었을 때 예상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온다는 관점이다. 이때 모순은 결함이 아니라 창조의 조건이 된다.

모순 경영은 후자에 가깝다. 다만 이 입장에는 단서가 붙는다. 상반된 것을 함께 품는 성향 자체가 곧 능력인 것은 아니다. 조건이 갖춰졌을 때에만 능력으로 전환된다.

네 가지 특성

한국성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2

빨리빨리와 은근과 끈기 —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성향과, 오래 걸리는 일을 견디는 성향이 함께 나타난다. 양은냄비와 뚝배기를 동시에 사용한다. 반도체·조선·자동차처럼 긴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한국 기업이 자리 잡은 것은 빠른 실행과 끈기 있는 추진이 함께 작동한 결과로 읽을 수 있다.

집단 안의 강한 주체성 — 집단주의에 익숙하면서도 그 집단 안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익숙하다. 개인을 집단에 종속시키는 집단주의와 달리, 집단 안에서 개인이 발언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상에 가깝다.

개방성과 폐쇄성의 공존 — 받아들이는 시기와 닫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났고, 일상 문화에서는 두 성향이 동시에 존재했다. 대립하는 두 성향이라기보다 상황에 따라 전환되는 구조에 가깝다.

다양성을 융합하는 능력 — 서로 다른 것을 그대로 두기보다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식이 문화 곳곳에서 관찰된다. 여러 종교가 큰 충돌 없이 공존해 온 것, 웹툰이 만화와 웹의 결합에서 새 장르가 된 것이 그 예다.

네 가지 특성, 네 가지 모순

이 네 특성은 모순 경영의 네 가지 모순 유형과 맞닿는다. (깔끔한 일대일 대응은 아니다) 하나의 특성이 여러 모순에 걸치기도 하고, 하나의 모순에 여러 특성이 함께 작동하기도 한다. 가장 강하게 연결되는 짝을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성의 특성만나는 모순
빨리빨리와 은근과 끈기변화와 안정
집단 안의 강한 주체성경쟁과 협업
개방성과 폐쇄성의 공존자율과 통제
다양성을 융합하는 능력사회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

본질이 아니라 조건 위의 자원

한국성은 한국인이 모순을 본질적으로 더 잘 다룬다는 주장이 아니다.

이 개념이 말하는 것은 한국 사회와 조직이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받아들이고 조정해 온 경험을 상대적으로 많이 축적했다는 가설에 가깝다. 일을 잘하려면 소질과 노력이 만나야 하는데, 문화적 자원은 소질 쪽에 속한다. 소질이 있다는 것은 시작점이 다르다는 뜻이지, 결과가 보장된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경험은 조건에 따라 다르게 발현된다. 어떤 조직 조건에서는 모순을 다루는 자원으로 작동하고, 다른 조건에서는 갈등과 피로, 과도한 경쟁을 낳는다. 중요한 것은 한국성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경영 역량으로 전환되는가다.

빛과 그림자는 같은 뿌리다

한국성을 다룰 때 가장 흔한 오류는 긍정적인 측면만 보는 것이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는 같은 성향의 두 얼굴이다.

빠른 실행은 조급증이 되고, 집단 안의 주체성은 소모적인 내부 경쟁이 되며, 관계 기반의 강한 신뢰는 관계망 바깥을 배제한다. 어느 쪽으로 발현될지는 성향의 강도가 아니라 그것이 놓이는 조직의 조건이다.

→ 한국성의 그림자에서 자세히 다룬다.

문화 속의 흔적

한국성의 네 특성은 추상적 성향이 아니라 오래 축적된 생활 양식 속에 형태로 남아 있다. 다음 글들은 각 특성이 문화의 구체적 영역에서 어떻게 관찰되는지를 다룬다.


  1. 헨드릭 하멜, 《하멜 표류기》 ↩︎
  2. 유건재, 《뜻밖의 한국》, 북이십일, 2022. 한국인의 특성 57가지를 문헌에서 정리하고 그 안의 모순 구조를 분석한 결과에 근거한다. ↩︎